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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패밀리) 2016. 6. 5. 08:17

 

SBS와 서울대 인지학습연구회의 조사결과, 서울대 경영대학 입학생중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 입학할 때까지 공부를 꾸준히 잘한 학생의 비율은 약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학생은 성적이 조금씩 향상했거나, 중간에 슬럼프를 겪은 후 이겨냈거나, 고등학교 때 갑자기 성적이 급상승한 경우였다. 이들 학생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모가 아이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묵묵히 지원해주었다는 점이다. 공부하는 자녀의 심리적 지지자이며, 도우미로써의 역할을 부모가 한 것이다.

 

 

공부하는 힘을 키우자

공부하는 힘은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생기는 것으로, 공부하려는 마음·열정·동기가 바로 공부하는 힘이 됩니다. 그런데 왜 많은 아이들이 공부하려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걸까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어려서부터 공부에 대한 주인의식과 역할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거나 목적의식이 있어서가 아니라 부모가 원하기 때문에 공부합니다.

아이들에게 왜 공부하는지 물어보면 ‘학교에서 몇 등 이내 들기’, ‘명문대 합격하기’, ‘좋은 직장 취업하기’ 등 주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마치 자신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목표인 양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아이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공부하게 만드는 힘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재능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관찰하고, 아이 스스로 의미 있는 공부 목표를 세우도록 도와주고 주인의식을 키워줘야 합니다.

공부하는 목표와 관련해 부모님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들에게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고 ‘나하고의 경쟁’을 강조하고 격려하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타인과의 경쟁을 목표로 하는 것은 심리적인 ‘독’과 같습니다. 무력감을 느끼기 쉽고 우을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오직 나하고만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줘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공부과정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아이는 자율성을 잃고 타율적인 사람이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자율적인 개인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공부와 관련한 다양한 의사결정을 부모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아이와 함께 소통하고 의견을 나눠서 결정해야 합니다. 2015년 방영한 EBS 다큐프라임 <공부 못하는 아이: 2부 마음을 망치면 공부를 망친다>의 실험을 보면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아이들의 학습 동기와 결과에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강제로 공부하는 아이들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의미와 재미를 찾기보다는 주어진 과제를 단순히 ‘끝내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효과적인 공부법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을 잘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내용을 분명히 이해하면 그 내용은 자연스럽게 더 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교육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해한다’는 것은 ‘전체 내용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퍼즐을 맞추려면 전체 그림을 이해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할 때 세부적인 단위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전체 구조에서 중요한 개념들은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이해하는 방식으로 학습지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복습할 때도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복습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이전에 공부한 것을 먼저 훑어보고 문제를 푸는 것이고, 다른 방식은 해당 내용에 대한 문제를 풀면서 이전에 공부한 것을 연계해 보는 방식입니다. 두 가지 방법 중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후자입니다. 먼저 문제를 풀면 이전에 공부한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기회가 생겨 복습의 효과가 커집니다. 이러한 현상을 교육심리학에서는 ‘시험효과(Testing effect)’라고 부릅니다. 또한, 복습을 할 때는 시간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이 공부한 후 바로 복습하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공부한 후 바로 복습하는 경우 즉, 시간 간격이 짧은 경우에는 공부한 내용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 아직 남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복습활동이 공부 내용의 기억을 ‘새롭게’ 하는 효과가 적습니다. 그러나 공부한 후 며칠 후에 복습한다고 하면, 즉 시간 간격이 상대적으로 긴 경우에는 복습활동이 기억 흔적을 ‘새롭게’ 하는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을 ‘간격효과’(Spacing effect)라고 합니다.

요즘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을 많이들 강조하시는데 선행학습을 할 때는 선행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때만 효과가 있습니다. 학습은 이전 학습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다음 내용에 대한 이해를 형성하는 활동입니다. 이전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음 학습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불완전한 이해를 기반으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공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선행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면 한 학기 또는 일 년의 범위에서 하는 것을 고려하기 바랍니다. 이 경우는 학교공부를 미리 예습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므로 학교수업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 조성

공부하는 환경과 관련한 부모의 궁금증 중 하나는 ‘정리정돈과 집중력의 관계’입니다. 실제로 공부하는 장소의 정리정돈은 집중 여부와 관련성이 거의 없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으로 편안한 환경인가 하는 점입니다. 빌 게이츠는 잘 정리된 환경에서 집중을 더 잘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남이 보기에 어지럽게 보이는 환경에서 집중을 더 잘했다고 합니다. 물리적인 환경보다는 심리적인 환경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공부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집중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부할 때 음악을 듣는 것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음악이 머릿속에서 학습한 내용을 처리하는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 음악을 듣기 원하는 이유는 음악이 공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가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기 원한다면, 공부를 시작할 때는 2~3곡 정도를 들을 수 있게 합니다. 우선 음악을 통해 심리적 부담감을 줄인 후, 본격적으로 공부할 때는 음악 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아이가 공부할 때 옆에 같이 있어 줄 것을 권합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을 때 자기 일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현상을 ‘사회적 존재 효과(social presence effect)’라고 하는데요. 어린 학생일수록 이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학습코칭 전문가 신종호 교수의 이론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