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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자

(패밀리) 2019. 7. 31. 09:21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던 밤샘 파티가 인기를 끌자 몇 년 전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비슷한 행사를 기획하여 티켓을 팔기 시작했다. <중략>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계의 트렌드는 이와 정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다이노스노어' 행사에는 음악도, 코미디쇼도, 비디오 게임도 제공되지 않는다. 만 7세에서 11세 사이의 아이들이 체험하는 거라곤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제공한다'라는 홍보 문구에 곡 맞는 야간 박물관 투어나 과학자가 진행하는 교육용 실험 쇼 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역할의 반전을 확인할 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놀이는 세상의 온갖 규칙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는 데 반해, 아이들은 점점 놀 때조차 정해진 방식과 목표를 추구하며 지나치게 빠른 성장을 강요받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장난감 매출에서 성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3분의 2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어린이용 장난감 시장에서는 교육용 게임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요즘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감독 없이 밖에서 뛰노는 법을 모른다. 유괴나 교통사고, 안전사고를 비롯한 각종 위험을 두려워한 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와 학원, 집으로 일일이 데리고 다닌다. 지난 30년 사이에 집 밖에서 노는 아이들의 수가 90퍼센트까지 떨어진 주된 원인은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부모들의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같은 기간 동안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특별히 위험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증가한 것은 위험이 아니라 불안의 정도이다.

 

부모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유롭게 행동해야 하고, 때로는 문제에 부딪히고 스스로 극복하는 법을 배우며 자라난 것은 현재의 어른 세대까지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기억을 가질 권리를 누리지 못하며, 그 결과 그들이 보는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의 감독 없이 거칠고 자유롭게 뛰어놀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다.

 

하루에 몇 시간씩 바깥세상을 탐험하는 아이들은 애플리케이션에 빠져 사는 아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감정을 선물 받는다. 때로는 늦은 오후에 멍이 들거나 상처투성이가 되어 현관으로 들어올지언정 마음만은 자유에 대한 충만함으로 부풀어 있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일명 '헬리콥터 양육'보다 독립심을 길러주는 양육 방식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훨씬 더 건강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의견은 옳다. 자녀를 놓아기르는 양육법의 강점은 아이가 계산과 목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시장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언젠가는 그들이 온갖 시험을 준비해야 할 날이 오겠지만, 우선은 실컷 뛰어놀다 들어온 자녀의 상처 난 무릎에 반창고를 붙여주자. 어른들은 아이에게 아이다운 삶을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철이 들어야 한다. [뉴필로소퍼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