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주세요. 첫 문장은 아니지만 첫 문장과 다름없다. 교무실에서 선생님과 상담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소설 훌훌은 선생님의 컴퓨터 배경화면에 깔린 코믹 재난 영화 포스터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시작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코믹 재난 영화 주인공의 살려 달라는 외침은 관객에게는 재미있는 웃음거리에 불과하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된 주인공 얼굴은 그저 희화화된 캐릭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주인공은 그 포스터에 자신을 투영시킨다. 저자 문경민 씨는 소설 훌훌로 제12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그리고, 라고 덧붙였다. 누군가의 고통을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