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작 노트/▷ 종교 철학 12

진정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내와 함께 예천 용문사를 찾았다. 대회를 가면 항상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산을 찾는다. 심리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한 운동이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여유를 갖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 늘 산을 찾는다. 다만 등산을 하기에는 다음 날 시합 일정이 부담되어 꾀를 낸 것이 좋은 산에 있는 좋은 절을 찾는 방법을 선택했다. 신라 시대 세워진 천년고찰 용문사 보광명전에서 합장을 했다. 종교관을 떠나서 장소에 맞는 예법을 지켜야 하기에 한동안 합장을 하고 돌아서는데 아내가 말을 건넨다. "이상하죠? 바라는 것이 많은데 이런 장소에 오면 아무 생각이 안나요. 그냥 기도만 하고 마는데 참 이상 합니다. 왜? 생각이 나지 않는 걸까요?" 날이 너무 좋아 하늘을 바라보며 아내 물음에 답한다. "사람은 절이든 교회든 어디든 가면..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3)-도덕경과 리더십(세 번째: 대기만성-大器晩成)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3)-도덕경과 리더십(세 번째: 대기만성-大器晩成) -지난 이야기- 도덕경에 나오는 여러 말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사자성어로 이 있습니다. 위 내용 중에서 중요한 부분은 는대기만성(大器晩成)>이 아니라 큰 그릇에 대한 고찰입니다. 큰 그릇은 너무 크기 때문에 모서리가 없습니다. 큰 그릇의 모서리를 뾰족하게 만들면 쉽게 부서집니다. 그 이유는 모서리가 뾰족하게 각을 이루면 내용물의 무게로 인해서 부서지기 쉽습니다. 물론, 두께를 엄청나게 두껍게 만들면 충분히 견딜 수 있겠지만, 두께를 줄이는 대신 담겨있는 물건의 하중을 충분히 견디려면 모서리가 둥글게 되는 것이 그릇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큰 그릇일수록 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둥글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릇이 ..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2)-도덕경과 리더십(두 번째: 물에 대한 이야기)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2)-도덕경과 리더십(두 번째: 물에 대한 이야기) -지난 이야기- 조직에 구심점이 되는 직책자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노자(老子)의 도가(道家)는 공자(孔子)의 유가(儒家), 불교(佛敎)와 함께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정치, 사회 철학입니다. 특히 유가와 도가(道家)는 중국에서 자생한 철학입니다. 도가는 노자(老子)에서 출발해서 장자로 이어지고, 유가는 공자에서 시작해서 맹자로 넘어갑니다. 도가와 유가가 나타난 시대는 춘추시대 말기에서 전국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중국 상고사는 태평성대를 누렸던 하나라와 은나라를 거쳐 주나라가 탄생했는데, 주나라 말기가 춘추(春秋)와 전국(戰國) 시대로 나뉩니다. 춘추는 공자가 쓴 역사서인 춘추에서 전국은 한(漢)나라 유향(劉向)의 역사서 이름..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1)-도덕경과 리더십(수레바퀴와 리더)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1)-도덕경과 리더십(첫 번째: 수레바퀴와 리더) 노자(老子)의 에 보면 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레는 무거운 짐을 옮기는 중요한 운송 수단입니다. 고대 농경사회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산업 장비이면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전차로도 사용 되었죠. 이 수레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바퀴입니다. 최초의 바퀴는 통으로 된 원형 판에 바퀴 축을 끼워 사용 했습니다. 이런 바퀴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 많은 짐을 실을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축이 바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수레가 전복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래서 발전한 바퀴가 막대(살)로 지탱하는 바퀴입니다. 통 바퀴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것이죠. 바퀴는 더 가벼워진 반면 예전보다 더 무거운 짐이나 많은 양의 짐을 수레에 실을 수 ..

[연재3] 자유-자연계의 자유(3)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에 예속되어 살고 있습니다. 자연을 벗어난 삶은 존재하지 않는 거죠. 인간 역시 자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구조차 자연의 일부이니 인간도 자연계를 벗어난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자연에 예속된 인간의 삶이 자유로운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지난 게시물에서 밝혔듯이 본질을 추구하는 것은 자유롭다는 명제를 확인했습니다. 그 기준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자연계 속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삶은 매우 고통스럽겠죠. 자연계에 존재하는 개별적 존재가 자유로운 상태라면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전체 자연계가 자유로운가도 알 수 있습니다. 자연의 질서 속에서 살고 있는 개체의 자유는 자연의 질서 그 자체의 자유와 같다.라는 개념이 성립됩니다. 짜인 틀 안에서..

[연재2] 자유-자연계의 자유(2)

[연재-2] 자유-자연계의 자유(2) 스피노자는 "한 사물이 자기 본성의 필연성에 따라 존재하고 움직일 때 그 사물은 자유롭다"고 보았습니다. 모든 사물에 존재하는 고유한 성질을 본성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고유한 성질을 유지하고 그것에 맞게 존재할(움직일) 때 그 사물은 자유롭다고 생각한 거죠. 우리는 자연계에서 자유를 생각하면 어디든지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을 떠올리지만 그런 움직임이 사물의 본성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나무는 땅속에 뿌리를 내립니다. 씨앗이 뿌려진 위치에서 싹이 트고 광합성을 하는 등. 나무가 그 자리에서 자라면서 고유한 성질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나무는 그 자체로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이 스피노자가 말한 자유입니다. 즉. 사물의 본질을 유지할 때 그 사물은 자연에서 자유로운 존재라는 거..

[연재-2] 성서 속 인문학: 이름과 본질(2)

[연재-2] 성서 속 인문학: 이름과 본질(2) 지난 게시물에서는 하나님이 자연과 인간에 부여한 '복(능력)'이 하나님이 만든 자연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했습니다. 하나님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창조물들을 만들었고, 그 창조물은 하나님이 정해둔 자연의 법칙과 같은 틀안에서 질서를 유지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완전한 자연의 탄생에서 하나님이 필요에 따라 또 다른 생명체인 사람을 만들었을 때는 우선 왜 사람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계에서 사람의 쓰임새를 생각해보는 과정이죠. 왜? 하나님은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인간'을 필요로 하셨을까요? 이러한 질문을 추론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지금 존재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인간이 자연계에 필요한 이유를 찾는 연역적 방법이 아닌 태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