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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미래

(패밀리) 2019. 7. 27. 09:37

역사와 미래

 

'현재'나 '지금'은 시간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인간은 공간과 시간에 묶여있는 존재입니다. 특히 시간은 인간이 뛰어넘을 수 없는 절대적 기준입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과거나 미래 여행을 꿈꾸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시간 속에는 역사가 들어있습니다. 역사는 지난 과거 이벤트와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이벤트까지 포함합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일어난 이야기나 사건을 '역사'라고 한다면 미래에 일어날 이야기나 사건 역시 곧 다가올 과거에 속하기 때문에 이 또한 '역사'(미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과거 역사는 불변하지만 미래 역사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을 과거와 현재, 미래로 분류합니다. 과거는 지나간 시간을 의미하고 미래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말합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과거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며 미래 시간도 회피할 수 없습니다. 변하지 않는 시간 속에 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선택에 따른 미래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현재가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현재 우리가 어떤 태도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가 결정된다는 말이죠. 그런데 이 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순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입니다.

 

엄밀히 따진다면 현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나 미래는 지칭할 수 있지만 현재는 지칭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의 범위는 어떤 특정 기준점이 되는 그 시간을 말하는데 특정 기준이라는 것도 모호한 개념입니다. 누군가 현재를 '지금'이라고 한다면 그 '지금'조차 과거가 됩니다. 내가 인식하는 현재는 아주 가까운 과거입니다. 그래서 '언제?'라고 할 때. 현재, 혹은 지금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상호 소통을 통해 인식되는 과정에서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됩니다. 그래서 인간은 아주 짧은 과거와 아주 짧은 미래를 묶어서 현재라고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아주 짧은 과거와 아주 짧은 미래가 현재라는 것은 어떻게 확인 가능할까요? 바로 인식에 있습니다. 아주 짧은 과거는 우리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또한 아주 짧은 미래 역시 우리는 선명하게 예측 가능합니다. 즉. 우리는 아주 짧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아주 짧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인식하는 시간 범위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죠. 예를 들어 내가 목이 마르다는 인식을 통해 물컵으로 팔을 뻗는 행동이 아주 짧은 과거라면, 아주 짧은 미래에는 내가 물을 마시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범위 속에 포함된 모든 시간을 우리는 현재라고 지칭합니다. 결국 절대적인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 개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충분히 인지한 과거를 통해 미래 생황을 예측할 수 있다면 더 먼 과거를 알고 있으면 더 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논리를 이미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방에 살던 내가 갑자기 서울의 북쪽 끝에 위치는 회사로 발령이 났습니다. 새로 구한 집은 서울 남쪽 끝에 있습니다. 내일 오전 8시까지 출근하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까요?

 

우선 서울은 넓다. 서울은 교통 체증이 심하다. 나는 서울 지리를 잘 모른다.라는 정보를 분석하겠죠. 문제는 경험이 없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아마 내일 새벽에 집을 나설지도 모릅니다. 말씀드렸듯이 역사적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아침을 거르거나 간편식을 대충 때우고 새벽 5시 30분이나 6시에 집을 나서게 될 것입니다. 일찍 회사에 도착하겠죠. 오늘 경험(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내일은 오늘 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할 계획을 세웁니다 물론 회사 동료의 조언(역사적 경험)도 중요하겠죠. 이런 경험(역사적 사건)이 쌓이면 출근 시간이 일정해지고, 길도 일정하게 정해집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과거의 경험. 다시 말해서 나에게는 미래를 판단할 충분한 역사적 정보가 부족하기에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이라는 역사적 정보가 충분하면 미래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기에 현재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겠죠.

 

 

 

역사는 수많은 시간 동안, 수많은 인류가 기록한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 매우 소중한 경험입니다. 역사적 과거와 현재의 차이는 단지 기술적 수준 차이만 존재합니다. 창을 들고 전쟁하나 총을 들고 전쟁하나 마찬가지입니다. 인간 사회에서 전쟁은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여기서 기술적인 수준차이라 함은 도구의 차이와 전술의 차이와 같은 것이 다를 뿐이지 전쟁을 두고 벌어지는 사람 사이에 관계는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역사가 인문학에 차지하는 위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현실화되는 지금에 수 천 년 전 역사서를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나 오뒷세이야를 읽는 이유이고 나관중의 삼국지를 읽는 이유입니다. 사마천의 사기가 현재 회자되고 플라톤이나 공자, 맹자 철학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가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자연계에 속해있는 인간이 불과 수천 년 동안 문명이 발전했다고 생물학적으로 진화했다는 논리는 근거 없는 낭설입니다. 요즘 애들은 옛날과 다르다는 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거죠. 옛날 아이나 요즘 아이나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다르게 느끼죠. 그것은 다른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에 다르게 보일 뿐입니다. 조선시대 아이들과 현재 아이들이 다르다면 이것은 생물학적으로 엄청난 사건입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체는 우리가 아이들을 생각하는 정도로 진화할 수가 없습니다. 생물학적 인간은 변하지 않았는데 노출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여 아이들에게 변화된 현재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방향으로 흘렀는데, 결국 우리는 미래를 위해서 과거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먼 과거를 알수록 더 먼 미래를 위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The farther backward you can look, the farther forward you will see."

 

 

 

"당신이 더 먼 과거를 들여다볼수록 당신은 더 먼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윈스턴 처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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