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훌륭한 경제사상 중에서도 ‘통계적 인간 생명의 가치’라는 개념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사망 위험 감소에 따른 지급 의향의 변화’라는 시적 정의다(〈퓌튀리블〉, 2015년 1월). 이 말을 풀이해보면 삶의 가치는 죽음을 피하는 금전적 가치에 해당한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이 지출하는 비용을 측정함으로써 해당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가령 브레이크 성능이 더 뛰어난 자동차, 오염의 위험이 덜한 주거 환경, 보호 헬멧 등에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지급할 의향이 있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각국 정부는 투자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 지표를 사용한다. 2012년에 유럽인 한 명의 가치는 평균 300만 유로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지급능력만을 고려해 평가할 경우, 부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데 젊은이가 노인보다 가치가 높을까? 이것은 경제학자들을 괴롭히는 질문이다. “죽음의 위험에 노출됐을 때 상실하는 ‘미래 효용’은 젊을수록 더 높게 나타난다. 반면 노인들의 경우 일정 기간의 기대 생존 확률이 젊은이들보다 더 낮다. 따라서 생명을 잃으면 포기하게 되는 미래 가치, 즉 기회비용도 더 낮아진다.” 고전 경제학을 공부한다는 의사들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나는 이유다. [르몽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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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 인간 생명의 가치:는 얼핏 인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측정하는 것으로 인간의 가치를 물질화한다는 점에서 감정적으로는 반 인륜적인 통계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통계는 어떤 정부 정책의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인간 생명을 화폐가치로 환원하는 연구를 실시합니다. 이 연구의 결과는 대형 사고에 따른 보상의 기준이 되거나 어떤 환경 변화로 인해 인간에 주는 영향을 객관적 지표로 보여주기 위해 사용됩니다. 최근 세월호 사고에 대한 국가 배상금 지급 규모를 결정하는데 바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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