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勞動)이라 하면 땀 냄새와 몸을 쓰는 힘든 일을 떠올립니다. 흔히 노동자는 배움이 적어 상대적으로 국가의 하층에 속하는 사람을 떠 올리기 쉬운 거죠. 노동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왜곡된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지만 이러한 시선을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준 국가(교육)가 노동의 올바른 본질에 대해 잘 못된 인식을 심어준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노동이 무엇인지? 노동의 본질과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노동에는 행위에 따른 결과물(생산품)이 존재합니다. 육체를 활용하든지 아니면 정신을 활용하든지 반드시 결과물이 존재하는 것을 노동이라 합니다. 그래서 노동의 결과물이 바로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노동의 가치를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의 결과에 따른 생산품은 온전히 노동을 한 행위자에게 귀속이 됨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어떤 한 사람이 씨를 뿌려 열매를 얻기까지 순수하게 본인의 노동력만 들였다면 열매는 온전히 그 사람의 것입니다. 노동에 따른 결과가 완전하게 노동력을 투자한 개인에 귀속되는 것은 비단 생산품이 존재하는 노동에만 해당되는 조건은 아닙니다. 현대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합니다. 어떤 개인이 노동력을 들여도 그에 따른 생산품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방관이 불속에서 두 사람을 구조했습니다. 소방관의 노동 결과물은 구조한 두 사람입니다. 만일, 소방관의 노동 결과물로 구조한 한 사람만 인정된다면 구조된 나머지 한 사람이라는 결과는 누가 노동한 결과일까요? 이 이론은 지극히 원시적입니다. 그렇기에 원론적이며 근본적인 이야기입니다.
놀부라는 자본가가 있습니다. 놀부(자본가)는 기계 한 대를 갖고 있습니다. 기계는 열 번 사용하면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기계를 만드는 값이 1000원이니 물건 하나를 만드는 데는 100원이 드는 셈입니다. 그리고, 놀부는 원재료도 갖고 있습니다. 재료의 가격도 100원입니다. 이번에는 흥부라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흥부(노동자)는 기계를 운전하고 물건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흥부는 놀부에게 기계 한 대를 빌렸습니다. 그리고, 원재료도 놀부로부터 구입했습니다. 흥부는 열심히 일을 해서 물건을(생산품)을 열 개 만들었습니다. 흥부는 물건 한 개에 오백 원에 팔았습니다. 흥부가 생산품을 모두 팔면 5000원을 벌게 됩니다. 노동의 대가인 생산품이 온전히 흥부의 것이므로 이를 판매해서 흥부에게 들어온 판매 대금 역시 5000원이라는 돈은 모두 흥부의 돈입니다. 물론, 기계를 빌렸으니 기계 값으로 100원을 지불했습니다. 재료비 100원도 지불했습니다. 놀부도 먹고살아야 하니 당연히 기계나 재료비에 마진을 붙여야 합니다. 그래서 흥부는 놀부에게 빌린 기계값과 재료비에 마진을 포함해서 1000원을 지불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 세금과 전기세 등을 내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합니다.
위 이야기는 노동과 생산품을 통해서 본질적인 노동의 가치와 함께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보이는 노동 개념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노동이라는 가치가 변하지 않는 이상 본질 역시 변하지 않습니다. 위의 예에서 가장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부분은 바로 '분배'입니다. 자본가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자본을 빌려주고 그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습니다.(물론 놀부가 1000원에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노동자(흥부) 역시 자본가에게 빌리고 남은 결과물을 온전히 소유함으로써 자신이 투입한 노동의 가치를 충분히 보상받았습니다. 이 논리에서 생산품의 분배권은 노동자에게 있습니다. 이는 원재료의 구매부터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하기까지 모든 역할을 노동자가 스스로 했기 때문입니다. -자본가는 노동자가 생산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나 기계를 빌려준 것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의 결과물인 생산품이 모두 노동자에게 귀속되고 귀속된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도 노동자에게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노동자가 생산한 생산품은 모두 자본가에게 귀속됩니다. 그리고 재화를 분배하는 분배 권한도 자본가에게 있습니다. ① 물론 분배의 원칙이 정확하게 이루어진다면 생산품이 누구에게 귀속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자본가는 모든 노동자를 자신의 자본 아래 두기를 원합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 물건을 파는 노동자, 기계를 만드는 노동자. 모두 자본가의 통제를 받음으로써 모든 재화는 자본가에게 귀속됩니다. 여기에 발생하는 다른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잉여 자본입니다.
흥부의 예시에서 노동자는 충분히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처럼 모든 재화가 자본가에게 귀속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자본가는 본인의 자산을 늘리는 목적으로 대부분의 재화를 본인이 갖고 노동자에게는 노동의 대가로 시간에 따른 비용을 지불합니다. ② 즉 노동자가 근로한 시간에 따른 비용을 산출해서 지불하는 것입니다. 남은 돈은 더 많은 재화를 창출할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혹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등의 자본가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사실 노동자에게 충분히 돌아가야 할 재화의 일부가 자본가의 자산을 늘리는 용도로 변질되어 사용됩니다. 분배권을 자본가가 갖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사회 전체의 분배권은 ③ 정치인이 갖고 있습니다. 분배의 원칙은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르고 그 법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정치인이죠. 그래서 정경유착의 결과는 항상 선량한 시민의 피해로 나타납니다.
자본주의가 태생이 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본가는 항상 노동자를 착취했습니다. 이런 착취는 잉여자본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제대로 된 분배가 되지 않은 잉여자본이 자본가에 귀속되면서 부의 양극화는 극단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자본가는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설마 현재에도 노동력의 착취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이는 현재에도 여전한 진행형입니다. 자본주의가 가진 뿌리 깊은 폐단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점은 뒤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자본가는 자유주의를 좋아합니다. 개인 자산의 극대화를 위해 사유재산을 무한정 인정하기를 원합니다. 이에 비해 노동자는 올바른 분배를 위해 평등권을 주장합니다. 사회적 경제적인 평등이야말로 누구나 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부 북유럽 국가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사회적 제도로 적절히 묶어둡니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왕권이 무너지고 귀족정치의 몰락과 더불어 정치의 중심에 들어간 두 계급이 있습니다. 바로 자본가와 시민입니다. 노동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민계급은 혁명 이후 혼란한 사회와 어려운 생활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이는 수 세기를 거쳐 내려온 시민계급의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았습니다. 이에 비해 자본가는 막대한 부의 축적을 통해 새로운 정치 귀족 계급에 진입합니다. 프랑스 시민혁명은 부르주아지에 대한 프롤레타리아의 혁명이 시작된 시기였습니다. 누구나 최소한의 삶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권리가 있다는 ‘생존권’이 개인의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한 ‘재산권’과 맞서 싸우는 출발점이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정받고 생산된 재화를 고르게 분배하여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행복 추구를 위한 정당한 권리. 이런 권리를 찾는 방법은 근세기의 역사나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이론이나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해서 현상을 파악하는 힘을 갖는 방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노동>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몇 차례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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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현대 사회에서 노동자가 생산한 생산품은 모두 자본가에게 귀속됩니다. 그리고 재화를 분배하는 분배 권한도 자본가에게 있습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진다면 분배 권한이 누구에 있으냐?는 큰 문제가 되지 못합니다. 근세기 장인 형태의 노동은 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단일한 공정 내에서 모두 이루어지므로 분배 권은 노동력을 제공한 노동자에게 있습니다. 물론 '도제'형태의 생산방식에 따르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러한 소규모 가내 수공업 형태의 공업에서 대규모 공장 노동자의 출현은 노동자가 스스로 생산한 상품으로부터 소외당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데 한 명의 노동자가 기여하는 기여도가 점점 작아지고, 수많은 노동자가 하나의 상품에 기여를 하면서 판매 권한도 다른 노동자에 있는 현대식 대규모 공장 생산방식에서는 생상품이 자본가에게 귀속되고 상품을 판매해서 발생하는 이익금의 분배 권한도 자본가에게 권한이 돌아가게 됩니다.
② 자본가는 본인의 자산을 늘리는 목적으로 대부분의 재화를 본인이 갖고 노동자에게는 노동의 대가로 시간에 따른 비용을 지불합니다.: 대규모 공장 노동자의 출현은 상품의 생산에 따른 이익금은 자본가에게 돌아가고 노동자는 시간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는 임금 노동자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초창기 임금 노동자는 많은 근로시간에 비해서 낮은 노동 단가로 인해서 많은 고통을 받습니다. 특히 어린이 노동과 여성 노동. 야간 노동으로 인해 노동자는 인간다운 삶에서 점차 멀어지게 됩니다.
③ 사회 전체의 분배권: 사회 전체의 분배권은 재 분배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새 인산과 소비. 즉 경제 활동에 따라 발생하는 부의 분배는 회사에 있습니다. 생산에 필요한 자본과 세금. 그리고 재 투자를 위한 비용을 제외한 모든 자본은 공정한 분배를 위해 사용돼야 합니다. 만일 일반적인 투자 목적을 벗어나 투자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많은 유보금이 분배되지 못하거나 기업 내부에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은 내부 양극화를 초래합니다. 기업의 분배와 별개로 나머지 사회적 균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재분배이며 이러한 재 분배는 정치권에서 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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