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愚按 節齋先生此條所論이 最爲明備어늘 而或者於陰陽未生之說에 有疑焉하나니 若以循環言之면 則陰前是陽이요 陽前又是陰이라 似不可以未生言이어니와 若截自一陽初動處萬物未生時言之면 則一陽未動之時를 謂之陰陽未生이라도 亦可也니 未生陽而陽之理已具하고 未生陰而陰之理已具하니 在人心則爲喜怒哀樂未發之中이니 總名曰太極이라 然具於陰陽之先而流行陰陽之內 一太極而已니라
<번역>
내(葉采)가 살펴보건대 節齋先生이 이 조항에서 논한 것이 가장 분명하고 구비되었는데, 혹자는 ‘陰陽이 생겨나기 이전’이라는 말에 대하여 의심함이 있으니, 만약 순환(循環)하는 입장에서 말한다면 陰이 되기 이전은 陽이고 陽이 되기 이전은 또 陰이어서 미생(未生)으로 말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만약 한 陽이 처음 動하는 곳에 萬物이 생겨나기 이전을 잘라서 말한다면 한 陽이 동하지 않았을 때를 陰陽未生이라고 일러도 可하다. 陽이 아직 생겨나지 않았으나 陽의 이치가 이미 갖추어져 있고, 陰이 아직 생겨나지 않았으나 陰의 이치가 이미 갖추어져 있으니, 人心에 있어서는 희노애락(喜怒哀樂) 未發의 中이 되는 바, 총괄하여 이름하기를 太極이라 한다. 그러나 陰陽의 이전에 갖추어져 있고 陰陽의 안에 流行하는 것은 한 太極일 뿐이다.
<해설>
○ ‘陰陽이 생겨나기 이전’(陰陽未生之說): 절대적인 세계. 음과 양이 나타난 이후에는 밝고-어둠, 높고-낮음, 크고-작음 등 상대적 세계가 등장한다.
○ 만약 순환(循環)하는 입장에서 말한다면(若以循環言之): 경험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 만약 순환(循環)하는 입장에서 말한다면 陰이 되기 이전은 陽이고 陽이 되기 이전은 또 陰이어서 未生으로 말할 수 없을 듯하다.: 경험적인(순환하는) 세계에 들어와서 이야기 하므로 완성되지 않은 것(미생: 未生)은 없다.
○ 생겨나기 이전을 잘라서 말한다면(若截自): 순환하는 부분을 끊었다. 가치론적이며 종교적인 부분이다. 창조론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종교적 주재자의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邵康節(邵雍)의 詩에 “동짓날 子時의 半에 하늘의 마음이 고치거나 옮김이 없네. 한 陽이 처음 動하는 곳이요 萬物이 아직 생겨나지 않을 때라오. 玄酒는 맛이 담담하고 大音은 소리가 드문 법. 이 말을 만일 믿지 않거든 다시 包羲(伏羲氏)에게 물어보라.” 하였다.
○ 陽이 아직 생겨나지 않았으나 陽의 이치가 이미 갖추어져 있고, 陰이 아직 생겨나지 않았으나 陰의 이치가 이미 갖추어져 있으니(未生陽而陽之理已具 未生陰而陰之理已具): 양이 생겨나지 않았지만 양의 씨앗은 이미 있었다. 음도 마찬가지로 이미 생겨나지 않았으나 그 씨삿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음을 뜻한다. 생겨 난다는 것은 형이하학인 인간의 경험적인 세계이며, 그 씨앗이 갖추어져 있었다는 것은 형이상학적 세계를 말한다.
○ 陰陽의 이전에 갖추어져 있고 陰陽의 안에 流行하는 것은 한 太極일 뿐이다.(然具於陰陽之先而流行陰陽之內 一太極而已) : 태극은 둘로 나누어서 볼 수 없는 하나이다. 이해하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둘로 나우너서 설명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하나이다. 결국 이것은 무극인 셈이다. 둘로 나누어서 설명함은 이해를 위해서 인간의 세계에 가두어 설명한 것이지 둘로 나눌수 없으므로 태극은 곧 무극이다.
《欄外書》에 말하였다. “朱子의 原註가 옳다. 圈(○을 가리킴) 밖에 인용한 것은 도리어 세 갈래를 이루니, 지워야 할 것이다.” 또 말하였다. “注의 愚案 위에 宋本에는 圈이 있다.
<원문>
[張伯行 註]此는 周子因易有太極之辭하야 黙契道體之本原하고 立象盡意하며 而復著說以明其蘊也라 無極은 止言其無形이요 太極者는 大而無以復加之至理也라 言上天之載 無聲無臭로되 而沖漠無朕之中에 萬象萬化 森然已具하니 蓋本無形迹可求로되 而實爲無以復加之至理라 此其所以爲造化之樞紐요 品彙之根柢也니라
<번역>
이는 周子(周惇頤)가 ‘易에 太極이 있다.’는 말을 인하여 道體의 本原을 묵묵히 알고 象을 세워 뜻을 다하며 다시 〈太極圖說〉을 지어 그 깊은 뜻을 밝힌 것이다. 無極은 다만 無形임을 말했을 뿐이요, 太極은 커서 다시 더할 수 없는 지극한 이치이다. 上天의 일이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으나 충막무짐(沖漠無朕: 沖漠하여 조짐이 없음)한 가운데 만상(萬象)과 만화(萬化:천만가지 조화)가 삼연(森然:엄숙한 모양)히 이미 갖추어짐을 말하였으니, 본래 찾을 만한 형적(形迹)이 없으나 실로 다시 더할 수 없는 지극한 이치이다. 이 때문에 조화(造化)의 규구(樞紐-준칙이나 법칙)가 되고 여러 물건(品彙)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해설>
沖漠(충막): 충막은 그윽하고 조용해서 흔적이 없음을 말한다. 정자(程子)가 태극을 풀이하기를 <충막하여 징조가 없으되 만상은 심연하게 잦추어져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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