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작 노트 252

어린왕자-생택쥐페리

나는 이렇게 진심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이 혼자 살아오던 끝에. 여섯 해 전,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 사고를 만났다. 모터에서 무언가가 부서진 것이다. 기관사도 승객도 없었던 터라 나는 그 어려운 수리를 혼자서 감당해 볼 작정이었다. 나로서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였다. 겨울 일주일 동안 마실 물밖에 없었다. 첫날 저녁, 나는 사람이 사는 못에서 사방으로 수만 리나 떨어진 사막 위에 누워 잠이 들었다.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뗏목을 타고 을러가는 난파선의 뱃사람보다도 훨씬 더 외로운 처지였다. 그러니 해뜰무렵 이상한 작은 목소리가 나를 불러 깨웠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겠는가. 그 목소리는 말했다. "저... ... 양 한 마리만 그려 줘!" "뭐?" "양 한 마리만 그려줘... ..." 나는 벼..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3)-도덕경과 리더십(세 번째: 대기만성-大器晩成)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3)-도덕경과 리더십(세 번째: 대기만성-大器晩成) -지난 이야기- 도덕경에 나오는 여러 말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사자성어로 이 있습니다. 위 내용 중에서 중요한 부분은 는대기만성(大器晩成)>이 아니라 큰 그릇에 대한 고찰입니다. 큰 그릇은 너무 크기 때문에 모서리가 없습니다. 큰 그릇의 모서리를 뾰족하게 만들면 쉽게 부서집니다. 그 이유는 모서리가 뾰족하게 각을 이루면 내용물의 무게로 인해서 부서지기 쉽습니다. 물론, 두께를 엄청나게 두껍게 만들면 충분히 견딜 수 있겠지만, 두께를 줄이는 대신 담겨있는 물건의 하중을 충분히 견디려면 모서리가 둥글게 되는 것이 그릇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큰 그릇일수록 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둥글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릇이 ..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2)-도덕경과 리더십(두 번째: 물에 대한 이야기)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2)-도덕경과 리더십(두 번째: 물에 대한 이야기) -지난 이야기- 조직에 구심점이 되는 직책자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노자(老子)의 도가(道家)는 공자(孔子)의 유가(儒家), 불교(佛敎)와 함께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정치, 사회 철학입니다. 특히 유가와 도가(道家)는 중국에서 자생한 철학입니다. 도가는 노자(老子)에서 출발해서 장자로 이어지고, 유가는 공자에서 시작해서 맹자로 넘어갑니다. 도가와 유가가 나타난 시대는 춘추시대 말기에서 전국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중국 상고사는 태평성대를 누렸던 하나라와 은나라를 거쳐 주나라가 탄생했는데, 주나라 말기가 춘추(春秋)와 전국(戰國) 시대로 나뉩니다. 춘추는 공자가 쓴 역사서인 춘추에서 전국은 한(漢)나라 유향(劉向)의 역사서 이름..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1)-도덕경과 리더십(수레바퀴와 리더)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1)-도덕경과 리더십(첫 번째: 수레바퀴와 리더) 노자(老子)의 에 보면 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레는 무거운 짐을 옮기는 중요한 운송 수단입니다. 고대 농경사회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산업 장비이면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전차로도 사용 되었죠. 이 수레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바퀴입니다. 최초의 바퀴는 통으로 된 원형 판에 바퀴 축을 끼워 사용 했습니다. 이런 바퀴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 많은 짐을 실을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축이 바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수레가 전복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래서 발전한 바퀴가 막대(살)로 지탱하는 바퀴입니다. 통 바퀴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것이죠. 바퀴는 더 가벼워진 반면 예전보다 더 무거운 짐이나 많은 양의 짐을 수레에 실을 수 ..

사랑 초기화

사랑 초기화 "우리 심심한데 결혼이나 할까?" 영화 대사 같은 무미건조한 결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략결혼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이끌려 결혼한다.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결혼은 지방 뺀 닭가슴살을 물 없이 먹는 것 같은 뻑뻑한 고통을 동반한다. 이런 결혼은 이면에 어떤 목적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나도 아내를 사랑해서 결혼했다. 지금도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 물론 아내가 미울 때가 있다. 또. 때로는 아내가 보기 싫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에는 변함없다. 아내를 향한 내 사랑의 조건이 변할 리도 없거니와 사랑의 의미가 변질되거나 사라지지도 않는다. 아내에 대한 내 사랑은 호수에 비유할 수 있다.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마찰은 넓은 호수에 돌멩이 하나를 ..

카프카의 변신

그레고리는 어느 날 잠에서 깼을 때 자신의 몸이 곤충으로 변한 것을 발견합니다. 주인공은 변화한 것이 아니라 변신한 것이죠. 여기서 변신이라는 제목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그레고리가 변하는 과정은 생략된 체 곤충으로 바뀐 상황만 묘사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변화와 변신은 엄연히 다릅니다. 변화는 바뀌어가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관찰이 가능합니다. 서서히 변하든 빠르게 변하든 타자가 변하는 대상을 관찰하고 인지 가능하기에 변화한다고 표현합니다. 이는 우리가 체득하는 자연의 변화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변신은 느닷없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변화가 모두 완료되고 난 다음에 그 상황을 맞이하면, 타자는 그것이 변화한 것이 아니라 변신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주인공 그레고리가 변화한 것이 아니..

영화 기생충-끝에 서있는 사람들

영화 기생충-끝에 서있는 사람들 Q: 안녕하십니까? 끝에서 있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A: 네.안녕하세요. Q: 끝에 서있는 사람들. 음. 뭔가 의미심장한 이야기 일 것 같지만 잘 와 닿지는 않네요. A: 두리뭉실하죠? 사람들 이야기인데, 그 사람들이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설명을 덧붙이면 좀 쉽게 다가오나요? Q: 훨씬 쉽네요. 그러니까 사람 사는 이야기인데 그 사람이 끝에 서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A: 네. 맞습니다. Q: 왜 하필이면 끝이죠? A: 끝을 통해서 전체를 들에다 보자는 춰지죠. 전체를 통해 어느 한 부분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한 부분을 짚어서 전체를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Q: 그렇고요. 전체와 부분 중에서 부분에 집중함으로써 전체를 이해하겠다는 말씀이군..

레미제라블과 무소유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작, 더 클래식 126p~130p) -주교의 온정 (전문) 이튿날 해 뜰 무렵, 비앵브뉘 예하는 뜰을 산책하고 있었다. 마글루아르 부인이 그에게 헐레벌떡 뛰어왔다. 마글루아르 부인이 물었다. "주교님, 은그릇 바구니가 어디 있는지 아시나요?" 주교가 대답했다. "물론이지요" "정말 다행이군요. 전 또 무슨일이 일어난 줄 알고요." 주교는 방금 꽃밭에서 그 바구니를 찾았다. 그는 부인에게 바구니를 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세상에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릇은요?" "아니, 부인이 걱정하는 게 은그릇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잘 모르겠는데." "어쩌면 좋아요. 도둑맞은 거예요. 어제 왔던 그 사내가 홈쳐간 거라고요!" 마글루아르 부인은 재빨리 기도실로 뛰어갔다가 주교에게 돌아왔다. 주교는..